07.30.2019 10:25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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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bucket list)라는 말은 오래 전에 나온 동명의 영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서 이제는 한국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본래 이 단어는 중세 시대에 자결하는 사람이 자기 목에 줄을 건 다음 밟고 있던 버킷을 차버리는 데서 유래된 말이라고 합니다. 사전적 의미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을 적은 소원목록을 말합니다. 목록에 적힌 소원을 이룰 때마다 그것을 적었던 종이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버킷 리스트에 담긴 이미지입니다.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는 어떤 억만장자와 평범한 자동차 수리공이 같은 병실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면서 두 사람이 각자 죽기 전에 꼭 보고 싶은 것과 꼭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후 의사 몰래 병실 빠져나와서 실제로 그 소원들을 하나씩 이룬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경비는 억만장자가 냈습니다. 요즘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꼭 죽음과 연관짓기보다는 좀처럼 이루어지기 어렵지만 마음 속에 늘 간직하고 있는 꿈을 표현할 때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가끔 저의 버킷 리스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곤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저의 버킷 리스는 늘 교회 사역과 연관된 것으로 채워집니다. 교회는 출석하면서 아직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분들이 주님을 영접하는 것, 목장의 VIP들이 활발하게 주님 앞으로 돌아오는 것, 우리 교회의 남은 모기지가 빨리 완불되는 것, 조금 길게 보자면 좋은 후임자를 보내주셔서 제가 목회할 때보다 우리 교회가 더 잘 되는 것 등등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에게는 버킷 리스트의 본래 의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철저하게 개인적인 소원으로 범위를 한정시켜서 버킷 리스트를 적어보지만 별로 리스트가 길지 않습니다.

자녀들을 통해서 손자를 얻는 것, 헬리콥터를 한 번 타보는 것, 아내와 함께 오래 건강하게 해로 하는 것, 오래 떨어져 지내는 육신의 형제들과 함께 넉넉하게 시간을 가져 보는 것, 어릴 때 함께 신앙생활 했던 교회 동기들과의 재회(Reunion), 북한에 방문해서 자유롭게 아버님의 고향을 가보는 것, 등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가보고 싶은 곳이나 해보고 싶은 일이 많지 않았고, 더구나 먹고 싶은 음식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땅에서 사는 우리의 인생이 정말 별 것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이 세상에만 해당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고전 15:19) 무엇보다도 저의 궁극적 버킷 리스트는 천국에 입성해서 영원하신 주님 품에 안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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