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_10/15/2023

Author
관리자
Date
2023-10-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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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정부 간의 전쟁이 벌어져서 짧은 시간에 1만 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앞으로 더 큰 전쟁으로 확전될 것 같습니다.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졸지에 인질로 잡혀간 이스라엘 사람들의 모습은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인간의 극악무도함과 사악함을 떠올리게 합니다. 며칠 전에는 신문을 넘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같은 직장에서 오래 근무했던 분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는데 다름 아닌 그 분의 부고였습니다. 아직 68세에 불과한데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내일 일을 모르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편안하게 수를 다하고 천국에 가는 것이 큰 복이고, 그보다 더 큰 축복은 끝까지 사명을 다하고 생을 마치는 것입니다. 벌써 15년 정도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고 장관순 전도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전도사님은 제가 포도원교회에 부임할 때 은퇴하신 여전도사님으로 저보다 먼저 우리 교회에 계셨습니다. 그분은 제 평생에 지금까지 만나본 분 가운데 가장 영적으로 탁월한 분이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홀로 되셨지만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과 체험으로 주변의 많은 분들에게 큰 은혜를 끼치셨고, 자녀들도 다 훌륭하게 키워내셨습니다. 단독 목회를 처음 시작하는 저에게 많은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저를 도와주시고 성도들에게 늘 베풀기를 아끼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전도사님을 생각하면 잊을 수 없는 두가지 사건이 생각납니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였습니다. 한국에 살던 큰 딸이 어머니를 뵈러 방문하셨습니다. 이미 산소마스크를 쓰고 계셔서 말씀을 하실 수 없었는데 딸을 보자 손가락으로 일곱을 펴서 보여주셨습니다. 가족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주님 앞에 갈 날이 7일 남았다는 것입니다. 소천하시던 날 낮에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교인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마지막 숨을 힘겹게 몰아쉬면서 누워계시던 전도사님이 갑자기 양손을 번쩍 쳐들기를 계속 반복하시는 것입니다. 한 10분 이상 그렇게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치 어린 아이가 불꽃놀이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는 듯한 환한 표정을 계속해서 지으시는 것입니다. 병상에 둘러서있던 저희들은 지금 전도사님이 천국의 영광을 보고 계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날이 바로 7일째 되는 날이었고 전도사님은 그날 저녁에 천국에 입성하셨습니다.

그분의 장례식에는 평소에 전도사님으로부터 많은 사랑과 섬김과 기도의 빚을 진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평생 주님이 부르신 사역자의 길을 충성스럽게 달려오신 분의 마지막 가는 길은 깊은 감동과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저 자신의 마지막 시간이 어떤 모습일지 마음에 그려보면서 여러가지 회한이 많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힘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리고 한평생 여러가지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님과의 깊은 만남 속에 확신과 평안이 충만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