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존재에 대한 감사>_2/28/2021

Author
관리자
Date
2021-03-02 11:31
Views
66
얼마 전에 기도 시간에 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마귀가 우리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우리의 존재를 깍아내리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목사가 그것 밖에 못하냐, 남편으로서 자격이 있냐, 부모로서 본이 되느냐’ 등등 온갖 자격지심을 갖게 만듭니다. 그런데 그날은 저에게 주신 직책마다 모두 감사의 제목으로 깨달아졌습니다.
먼저 저를 목사로 만들어주신 것이 감사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커서 뭐가 되겠느냐고 하면 목사가 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목회자의 부르심에 확신이 있어서는 물론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목사보다 더 좋아보이는 직업은 없어 보였습니다. 아마 제 삶이 교회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후에 고 3 때 대입예비고사 점수가 예상보다 많이 적게 나와서 낙심되었을 때도 이것이 나를 신학교로 부르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이후로 직장생활과 미국 지사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목사에 대한 소명이 꺼지지 않았고, 때가 되자 더 이상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목사로서 너무나 자질이 부족하고, 시간이 갈수록 목회가 더 어려워진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을 부르셔서 교회와 성도를 섬기는 목사로 부르신 것 자체가 더할 수 없는 감사였습니다.
둘째는 한 아내의 남편이요 두 자녀의 아버지라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요즘 같이 부부로 함께 살다가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와 자식들 간에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기가 드문 시대에 제가 한 사람의 남편이요 아버지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큰 감사거리였습니다. 더욱이 저희 자녀들이 부모의 뒤를 쫓아 사역자의 길에 들어선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축복이요 감사 제목입니다. 한 번도 목사되라, 선교사가 되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주님이 직접 자녀들을 만나주시고 사역자로 불러주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또한 아직도 어머님이 살아계시고 장인 장모님이 생존에 계셔서 제가 아들이면서 사위로 존재하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부모님들과는 작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지만, 그래도 양가에 부모님이 계셔서, 아직도 마음의 위안과 울타리가 되고 계신 것도 크게 감사했습니다. 형제들과도 분란 없이 화목한 가운데 형제 우애를 나누는 것도 감사의 제목입니다.
덧붙여서 목회를 하면서 만나게 된 많은 분들에게 제가 동역자로 또는 후원자와 멘토로 섬길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감사제목입니다. 이제는 제가 배우고 따라가야 할 분들보다 저를 보고 따라오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는 점이 어색하지만, 그런 관계가 형성된 것 자체가 큰 감사입니다. 특히 우리 교회와 동역하는 선교단체와 가정교회 사역원에서 이런 저런 직책을 주셔서 선교사님들과 다른 교회를 섬길 수 있게 된 것도 감사 제목입니다. 원한다고 기회가 다 주어지는 것이 아닌데 저같이 부족한 사람을 주께서 충성스럽게 여기셔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감사가 가능하게 만들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했습니다. 저의 기질상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위에 말한 모든 것들이 감사의 제목이기보다는 불평과 낙심의 제목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 모든 기회를 감사로 바꿔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자긍심과 감사가 있을 때 우리는 끝까지 사명을 다하며 만족을 누리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신 모든 직책과 위치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항상 감사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