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아름다운 부고>_5/2/2021

Author
관리자
Date
2021-05-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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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에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평소에 존경하고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던 침례교단의 원로이신 박승환 목사님의 내외분의 부고가 났는데, 놀랍게도 부부의 사진이 같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 저는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박 목사님의 사모님이 지난 4월 7일에 소천하셨고 남편되시는 박목사님이 바로 다음날인 4월 8일에 소천하셔서 다음 주 월요일(5/3)에 두 분을 위한 장례를 같이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상황을 파악하고 더욱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모님 소천 소식을 지방회 총무 목사님으로부터 이메일로 받았었는데, 바로 다음날 제목이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이 와서 당연히 같은 내용일 것으로 생각하고 주의 깊게 읽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두번째 메일은 박목사님의 소천 소식이었습니다. 출석하시던 교회 담임 목사님을 통해서 사연을 알아보니까, 사모님께서 1년 전부터 치매가 생겨서 목사님께서 사모님을 돌보셨는데, 한 달쯤 전에 사모님이 뇌졸중이 와서 고생하시다가 지난 8일에 먼저 소천하셨습니다. 사모님이 돌아가시자 목사님은 경황 중에 정신없으셨다가, 자녀들에게 잠시 쉬겠다고 하시고 자리에 누우셨는데 그대로 일어나지 못하시고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신 것입니다. 이것은 사모님이 소천한지 불과 21시간 뒤의 일이었는데, 박 목사님의 향년은 92세, 사모님은 91세였습니다.
박승환 목사님은 제가 장로교단 소속이었다가 침례교로 교단을 바꾸어 우리 교회에 부임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었습니다. 본래 이북 출신이시라 구수한 사투리로 늘 따뜻하게 저를 대해주셨고, 목사님 자신도 장로교회 출신이라서 저를 잘 이해해주시고 볼 때마다 많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동안 미주 남침례회 총회장까지 지내면서 교단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셨고 세 곳의 이민교회에서 목회를 마치고 2003년에 원로 목사님으로 은퇴하셨습니다. 은퇴 후에도 본인이 섬기던 교회의 후임 목사님을 늘 깍듯이 대해주셨고, 교단과 관련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 교회도 자주 방문하여 격려해주셨습니다. 또한 사모님은 시인으로 글을 쓰시는 분이었는데, 은사를 살려서 <뜨인돌 문서선교회>를 만들어 월간지를 통해 문서선교에 힘쓰셨습니다. 두 분은 자녀들 또한 한인 이민 사회 각계에서 인정받는 분들로 키워내셨습니다.
박 목사님 내외분의 예사롭지 않은 소천 소식을 대하면서, 비록 우리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지는 오직 하나님 손에 달린 일이지만, 마무리까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았습니다. 평생을 해로하신 두 분이, 그렇게 사모하던 주님 품에도 함께 안겨 계실 것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박 목사님처럼 평생토록 충성된 종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해봅니다.